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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행의 기쁨

heaji 2025. 3. 2. 12:03

산행의 기쁨


김  형  수

 

겨울의 끝자락이 지난다. 절기상 봄이 시작 되는 입춘도지나지만 강력한 한파가 몰아닥쳐서 체감 온도가 영하 18℃에 이르고 지역에 따라 폭설이 내렸다.
매월 둘째 주 토요일은 관우산악회 정기 산행하는 날이다. 오늘은 부산시 기장군 일광면의 일광산(日光山)산행이다. 아침 일찍 집을 나섰다. 1호선 하단역에서 부전역까지 가서 부전역에서 동해선 광역전철을* 타고 기장역을 거쳐 일광역②출구에서 일행들과 10시에 만나기로 되어있다. 부전역↔태화강 여행은 밖에 스치는 경관이 좋아서 누구나가 좋아하는 아름다운 코스다. 일광역에 도착하니 오전 8시30분이다. 많이 기다려야 했다. 다행히 대기실에는 따뜻한 난방시설이 되어있고 티브이를 청취하고 커피를 마시면서 가지고온 “한국수필2월호”를 읽으며 기다릴수 있었다. 읽은 여러 편의 수필 가운데 특집“지송문학회/나의 등단작”중 김옥주 작가님의 “있다가 또 와유”란 제목의 수필을 읽었다.
⌜저자가 결혼 초반 때 겪은 일로, 집안 어르신의 생일을 맞이해서 스피카에서 오늘 누구네 집 누구의 생신이니 아침을 하지 말고 오셔서 드시라는 마을 이장님의 방송이 있었고, 조금 있으니 동네 아저씨 아주머니들이 소주병이나 음료수 병을 들고 와서 식사를 했고, 돌아가시는 분께 시어머니께서 왜, “있다가 또 와유,”라고 말씀하시는지? 이해하지 못했는데, 그분들이 점심때 또 오지는 않았고, 그냥 와줘서 고맙다는 인사였음을 나중에 알았다는 내용 이였다.⌟어릴 때 시골마을 추억이 떠오르며 정감이 넘치는 생일날 잔치가 오늘날의 생일날풍습과는 대조적 이여서 아쉽기도 하고 흥미로웠다. 수필을 읽고 있는 동안 옆자리에 서서 기다리시던 어떤 여성분이 환하게 미소를 지어준다. 일상의 삶속에서 만나는 누군가에게  미소를 지어준다는 것이 보통 쉬운 일은 아니다. 어떠한 경우라도 화내는 얼굴을 보이지 않고 미소를 짖겠다는 마음을 다짐해본다. 배낭 속에 들어있는 신년 메시지를 건네줄 걸 생각하며, 짧은 순간이지만 흐뭇한 기쁨이 내면에 흘렀다. 
일광역 광장으로 나오니 아침 햇살이 포근하고 따뜻하여 상쾌한 기분이 든다.  
겨울 산행이라 두꺼운 모자와 등산복 차림이다. 모두들 건강한 모습으로 서로 반가워한다. 어제께는 같이 근무했던 관우가 72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는 부고를 받았다. 안타까운 일이다. 그래서인지 오늘의 산행이 건강을 지키는 소중한 행사로 여겨진다. 기온은 낮지만 바람이 없고 햇볕이 강하여 겨울산행하기에 아주 적합하다. 언제나 그랬듯이 산행 중간지점에서 배낭에 가지고온 막걸리를 한잔씩 하면서 서로의 우정을 나누웠다. 상기된 얼굴에 기쁨이 넘쳐난다.
이곳 일광산은 아침 햇살이 가장먼저 받는 곳이라 하여 붙여진 이름 이라고 한다. 
일광산은 달음산과 나란히 서있어 해와 달, 일광과 월광은 밤낮없이 비추는 빛이다. 정상에 오르니 멀리 동해를 품어 보이고, 파아란 하늘과 바다로 일렁이는 갯마을 일광포구가 아름답고 정겨워 보인다. 멀리서 달음산, 장산, 금정산 등이 펼쳐져 조망이 빼어나다. 
산세와 조망의 아름다움 때문에 테마 임도가 조성되어 있고, 임도 양옆에 여러 가지 꽃나무를 심어놓아 봄철이면 꽃향기가 아름답고, 계절에 따라 살구나무, 대추나무 등 유실수를 심어놓아 등산객이 따 먹을 수 있다 한다. 약 3시간30분가량의 산행을 마치고 기장읍 반송로 지점으로 하산하였다. 내려온 길목에서 조그마한 “안디옥교회”앞을 지나오면서 성경 속 안디옥교회와 스데반의 순교와 그리스도의 십자가 사랑을 중심으로 하나가 된 이상적인 교회공동체를 생각했다.
기장읍 반송로 “명륜진사갈비”집에서 늦은 점심을 먹으며 하산주를 마셨다. 
고기 뷔페 프랜차이즈 무한리필로 먹을 게 풍성하였다. 모두가 오늘의 산행을 생각하며 행복한 얼굴이다. 기장역에 도착하여 부전역 가는 동해선 전철을 타고 부전역까지 와서 1호선 전철을 타고 하단역에 내려 집으로 왔다. 
오늘 하루 산행 길에 2만보를 걸어다. 그렇지만 다른 때 산행 때 보다 피곤하지 않고 야릇한 기쁨이 넘쳐난다. 일광(日光)의 포근한 빛과 푸른 하늘이 그리워지면서 올해 마지막 향기로운 산행으로 추억에 남는다.


 <2025. 02. 08. 관우산악회 산행>
*일광산(日光山): 고도 388m로 기장군 일광면과 기장읍 만화리의 경계를 이루는 산지로 전형적인 노년 산지이다. 
*동해선 광역전철: 부산의 부전역↔태화강역을 운행하는 전철노선          
月惠. 金 亨 洙 khyngsu@hanmail.net  ❈공문원문학 시인 등단(2003년)              
❈한국수필 등단(2006년), 한국수필가협회, 한국문인협회∙ 회원, 리더스에세이 회원
❈한국기독교개혁신보 문학상 수상(1994년), 한국기독교문인협회 회원
❈별곡문학동인회(장흥)회원  ❈現Kesitan(크시타물류)대표,
❈저서: “모든 꽃잎은 당신의 손길이 그립습니다.”외 3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