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절이 주는 기쁨
김 형 수
지난해 여름 부산의 지하철 중앙역 지하승강장에서 커다란 여행 가방을 끌고 길을 묻는 외국인 부부를 만났다. 그분들이 찾는 곶은 선원복지센터 내 부산마리나 모텔이었다. 나는“12번 출구승강기를 타고 지상으로 나가면 무역회관이 나오고, 그 사이 골목길로 400M쯤 가면 나온다고” 친절하게 안내해주었는데, 돌아서서 내가 10분만 더 시간을 내어 그분들을 목적지까지 동행하여 안내해드렸다면, 친절이 주는 기쁨을 서로가 누렸을 텐데... 뉘우치며 아쉬워했다. 한국인 해외 여행객 수는 세계 6위로, 지난해 인천공항 이용객 수가 7천 117만 여명에 이르고, 부산항 국제여객터미널 연간 이용객 수도 140만 명(2017년)을 돌파했다. <여행신문>자료에 따르면 2019년 여행시장 규모는 2844만 명으로 추산했다. 지난해 서울을 찾은 해외 방문객 수만도 1130만 명이나 됐다고 한다.
중국 후베이성 우환에서 집단 발병한 폐렴으로 많은 사망자가 발생했고 그 파급은 우리나라 전역까지 확대되고 있다. 2012년9월에도 예기치 못한 “메리스(MERS)”라는 역병 때문에 온 국민들의 해외 나들이가 자유롭지 못했다. 해외 감염병유입방지의 검사/검역, 마약, 인육캡슐, 라돈, 방사능, 불법폐기물, 등에 대한 관세국경관리와 외국물품에 대한 통제권을 가진 국가기관들이 국민안전의 수호자 역할을 하고 있다.
외국으로 출입국 하는 여행 길목에는 C. I. Q(세관. 출입국. 검역)등 국가기관 공무원들이 근무하고 있다. 이들 종사자들의 본연의 엄격한 업무수행은 당연히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까다롭고 친절하지 못한 언행으로 여행자에게 기쁨을 주지 못하고, 불친절 했다면, 때론 상처로 남아 삶의 열정을 키울 에너지마저 빼앗는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쉼을 통해 새로운 힘을 얻고 일터로 돌아와 열심히 일할 때 일의 능률이 오르고 생산력을 높이는 일이기에, 여행의 길목에서 여행자의 편안한 여행을 돕는 사람들이 “기쁨의 띠”를 두르고 친절히 일하는 모습은 향기롭고, 아름답다.
친절의 사전적 의미는 “마음과 태도가 정답고 상냥함, 타인에 대한 관심과 배려를 포함하며, 또한 친절은 보상을 바라지 않는 행위다.”라는 말로도 설명되고 있다.
성서에서도 “서로 친절하게 하며 불쌍히 여기며 서로 용서하기를 하나님이 그리스도 안에서 너희를 용서하심과 같이 하라.(에베소서 4:32)” 친절과 온유함은 같은 의미로 쓰이고 용서와 사랑의 문제까지도 포함하고 있다.
나는 사회 여러 곳에서 친절히 일하는 모습을 대할 때 은은한 미소를 지으며 기쁨을 맛본다. 세관이나 검역 등 국가관공서를 방문하여 민원업무를 대하면서 친절함과 불친절함을 동시에 접하게 된다. 똑같은 업무처리도 부정적으로 안 되는 쪽으로 업무를 처리할여는 공무원이 있는가 하면. 긍정적으로 검토하여 친절히 처리해주는 담당자들도 있다. 세관이나 검역기관⦁ 구청 등에서 폐기물관련 인허가 문제는 까다로울 수 밖에 없겠지만 친절하고 긍정적으로 신속하게 처리해주는 공무원을 대할 때면 가슴이 뭉클하니 감동을 받는다. 올해에도 국가공무원 공채로 6,100여명을 선발한다고 한다.
그렇다고 단위 업무가 많이 늘어 난 것도 아닐 것이다. 정부의 청년 공공일자리 창출을 위해서 불가피한 정책이라 여겨진다.
아직, 나목(裸木)인 나뭇가지사이로 가지마다 물오르는 소리 들리고 생명이 흐른다.
요즘 사회 일자리 구하기가 어렵게 돼서 공무원으로 일하는 것을 선호한 가운데 공무원으로 선택되면 업무처리 능력은 있다고 본다. 그러나 친절의 부분에서 아쉬움을 토로하는 경우도 볼 수 있다. 특히 “김영란”법이 생겨서 공무원들과 “차 한 잔도 마실 수 없는 룰 때문에 까다롭고 불친절하게 처리하는 경우를 대할 때, 가슴이 먹먹할 때도 있다. 친절은 공정과 청렴 이상으로 중요하다고 본다.
사업하신 분들의 농담 같은 이야기로 ”특정기관의 9급 직원이 소속기관장보다 더 무섭다.“
라는 이야기를 가금 듣게 된다.
그럼에도 친절한 업무처리로 소박한 기쁨을 주는 향기로운 사람들도 많이 보게 된다. 받기보다 주는 기쁨, ”친절을 베풀면 행복해진다.“ ”사랑과 친절로 가득하게 되면 슬픔을 기쁨으로 대신하게 된다.“라고 한다면, 여정의 길에서 만난 크고 작은 희망과 기쁨을 머금고 달려가고 싶다. 전문적(Professional)인 몸가짐으로 친절을 베푼다면 우리 모두가 ”기쁨의 띠“를 두르고 기쁨의 전령사로써 ,환희의 여정을 걸어갈 수 있고, 친절이 기쁨 되어 희망을 노래할 것으로 본다.
[2020년 1月월에⌡
❈ 2006년 ⌜한국수필⌟신인상 등단, 한국수필가협회회원,
한국기독교개혁신보 시 ‘사닥다리’로 문학상수상(1994)
관세청공무원 정년퇴직, 공무원문학으로 시인등단(2003), 별곡문학회원
❈ 저서 : 모든 꽃잎은 당신의 손길이 그립습니다. 외 3편
❈ 이메일 : khyngsu@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