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다림(待臨) 김 형 수 창가에 흩날리는 황금빛 은행잎이 땅에 떨어져 뒹구는 늦가을도 황급히 우리 곁을 떠난다. 어느덧 폭설과 혹한의 계절이 지나고 있다. 지난 봄 부터 여름까지 활짝 피어나는 달맞이꽃을 회상해본다. 노랗고 새초롬하게 꽃잎이 모여서 얼핏 노란 나비가 가만히 날개를 접고 앉은 모양의 꽃으로 꽃말은 “기다림”이다. 밤에 달을 맞이하는 꽃이라고 해서 “달맞이꽃”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일본말로는 츠키미소(月見草)라고 하는데 “달을 본다.”는 뜻이다. 달을 보는 것과 우리말의 “달을 맞이한다.”는 것은 별 차이가 없어 보이지만 느낌은 완전히 다르다. 사랑하는 임을 맞이하는 것이든 떠나 버린 임이 돌아오길 기다리는 것이든 달맞이에서 느끼는 정서는 “임마중”의 의미다. 흔히들 “누군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