붉은 여명(Red dawn)
김 형 수
2025년 을사년(乙巳年)새해 첫날, 일출을 보기위해 아침 6시에 부산의 몰운대를 향하여 차를 몰아 강변길에 접어드니, 수많은 차들이 빨간불을 켜고 서행하고 있다.
몰운대 해수욕장 일원에 많은 차가 몰려, 경찰의 통제 하에 주차할 곳이 없을 정도다. 백두대간에서 갈라져나간 강원도의 태백의 구봉산에서 이곳 몰운대(沒雲臺)까지 이어지는 산맥이 낙동정맥이다. 낙동강 하구와 바다가 만나는 지형 특성상 안개가 자주 끼고 그 안개와 구름에 잠겨 섬 모습이 보이지 않는다하여 몰운대라는 이름을 얻었으며, 부산시 지정기념물 제27호로 지정되어있다.
어둠속에 후레쉬를 비추며 몰운대 입구 안내석을 따라 산길로 올라갔다. 올라가는 길이 여러 갈레길이다. 나는 카메라 삼각대를 휴대한 사진작가처럼 보이는 분을 따라 올라갔다. 왼쪽의 작은 산봉우리를 올랐다가 다시 해안절벽 바닷가로 내려가서 평평한 바위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황량한 해안가 언덕위에 젊은 남녀들로 빼곡히 들어찬다. 한기어린 새벽이지만 가지고 온 보온병의 따듯한 물로 커피를 타서 옆 사람과 같이 나누어 마시니 마음이 훈훈해진다.
동트기 전 새벽바다! 붉은 여명! 어쩌면 일출 보다 더 아름다운 광경일지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붉게 물든 수평선을 바라보며 소리 내어 기도했다.
“이 땅에 슬픔을 멈추어주시고 새로운 희망의 빛을 비쳐주십시오.” “가족 모두의 건강과 내가 사랑하는 모든 사람들에게도 동일한 건강의 축복을 내려주십시오.”라고, 날이 밝아오니, 안전감시 지도 선박이 해안가 바다를 가르며 운항하고, 등대섬 사이로 대마도*가 선명하게 보인다. 물보라를 일으키며 힘차게 달리는 요트 또한 희망찬 아침을 예고한다. 먼 바다에는 거대한 컨테이너 선박들이 작은 섬처럼 느리게 항해하고 있다.
여명의* 수평선 위로 얼음 쟁반 위에 붉은 사과 올려놓은 듯, 붉은 태양이 떠오르는 순간 모두가 함성을 지르며 마음을 새롭게 한다. 일렁이는 파도 위를 비추며 내게로 달려온 신성한 태양 빛!
⌜새해 첫날/천년을 침묵하신/당신 입술 열어서/불씨 하나를 옮겨 받고/설레임 속에/
아침 이슬로 만나가 내린다./ 몰운대 언덕에서 하구언 언덕에 이를 때까지/
사랑으로 타오르소서!⌟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 날에는 몰운대 해수욕장 전망대에서 해넘이를 봤다.
저녁노을이 빼어난 아름다운 광경이다. 바다의 아름다움, 수평선에 깔린 은은한 노을의 따듯함, 낙조의 순간이 경이롭다. 수평선 너머로 지는 태양은 그 어느 때보다도 붉게 타올랐다. 노을은 아침에도 생기지만 저녁이 훨씬 더 뚜렷하고 아름답다고 한다. 이것은 공기 중에 떠 있는 오염물질의 양이 많기 때문이라고 한다.
아마도 낙동강 하류지역 바닷가의 특성상 대기 중의 입자가 비교적 큰 수증기나 미세먼지나 구름이 많이 있기에 아름다운 노을이나 석양이 펼쳐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많은 사람들 사이에서 “태양이 뜨는 것만 아름다운 것이 아니라, 지는 것도 아름답다.”라고, 동의한다. 부산의 사하구 몰운대에서 을숙도로 이어지는 길이 낙조와 생태⦁문화가 어우러진 부산에서 가장 아름다운 길”로 선정되기도 한 곳이다. “황금빛의 아침 해로 하루를 시작해서 수많은 색깔로 물들어가며 점점 어두워져 가는 저녁 하늘을 보면 마치 사람의 일생 같다.”라는 표현에도 동감한다. 붉은 저녁노을 앞에서 힘들고 지쳤던 마음을 달레며, 인생의 아름다운 황혼을 소원하고 오늘 보다 나은 내일을 기대해본다. 또한 “서쪽하늘 붉은 노을 언덕위에 비치누나...
<영문 밖의 길>”어느 순교자의 노래<시>를 떠오르며 십자가의 피 흘림속의 고통의 신비를 깨닫게 한다.
*박명(薄命,twilight): 해가 뜨기 전이나 해가 진후에도 햇빛이 옅게 보이는 것 현상,
일상적으로 아침 박명을 여명(黎明), 저녁 박명을 황혼(黃昏)이라고 부른다.
*대마도(對馬島): 쓰시마섬, 일본 나가사기에 있는 섬중 가장 큰섬.
전체 면적의 87%가 산과 숲으로 덮여있고, 자연의 아름다움을 간직한 709km2
月惠. 金 亨 洙 khyngsu@hanmail.net ❈블로그: heaji.com
❈한국수필 등단(2006년), 한국수필가협회, 한국문인협회∙ 회원, 리더스에세이 회원
❈한국기독교개혁신보 문학상 수상(1994년), ❈한국기독교문인협회 회원
❈공문원문학 시인 등단(2003년), ❈별곡문학동인회 회원(장흥출신)
❈現Kesitan(크시타물류)대표, ❈저서: “모든 꽃잎은 당신의 손길이 그립습니다.”외 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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