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부활의 아침

heaji 2025. 4. 7. 07:56

부활의 아침
김  형  수

 

삼월의 마지막 주말에 이기대 트레킹을 마치고 내려오는 길에 이기대 성당을 찾았다. 뜰엔, 봄꽃 향기 속에 둘러싸인 성모 마리아상 앞에 서니 뭔가 마음에 신성함이 느껴지고 위대해 보였다. 가톨릭 신자들의 대부분이 하느님께 도움청하기 위해 친근한 성모님께 전구(轉求)기도를 드린다. 성당 본당에 들어가서 조용히 기도를 드렸다. 부활절 전야라서 부활초 꽃꽂이가 이색적이다. 새 생명을 부활초(예수님)로부터 건너 받음을 상징하는 것으로, 이집트를 탈출하는 이스라엘을 앞장서서 인도하던 불기둥을 상징한다고 한다. 꽃 장식은 설유화,장미,스토크,흰색후리지아,냉이초,두모라고사리 등, 부활의 희망을 가질 수 있는 의미의 꽃들이다. 
수녀님들이 직접 성당 안을 청소를 하며, 본당 입구에 부활의 달걀도 준비해 두고 있었다. 부활승천하기 위하여 예수님께서 걸어가신 40일간의 고난의 길을 말씀과 기도와 묵상으로 부활의 아침을 맞이한다.
이기대 해안언덕과 을숙도의 강가에 핀 매화꽃이 눈부시다. 구상 시인의 “부활의 아침”시가 떠오른다. “당신 안에 생명을 둔 만물이 저렇게 죽어도 죽지 않는다./또 다시 소생하고 변신함을 보니/당신이 몸소 부활의 증거 한 우리의 부활이야 의심할 바 있으랴?/당신과 우리의 부활이 있음으로 진리가 있는 것이다,/중략”/봄의 행진이 아롱진 지구의 변두리에서 나는 우리의 부활로 성취될 그 날의 온 누리를 그리며 황홀에 취해 있다./감사하고, 기쁘고, 영광인 부활, 소망과 능력의 승리가 넘치는 부활의 삶이 되소서.“ 
”예루살렘에 수전절이 이르니 때는 겨울이라!“ 고난주간 특별새벽집회의 주제인 ”겟세마네 영성“ 여섯째 날(토),”예수님이 숨지시니라.“ 십자가에 못 박혀 조롱받으시고 고통 받으시다 숨지실 때, 해가 빛을 잃고 성소의 휘장이 찢어질 때, ”아버지 내 영혼을 아버지 손에 부탁하나이다.“ 하고 말씀을 하신 후 숨지시니라.” 
안식 후 첫날 새벽에 막달라 마리아가 예수의 시신에 향품을 바르기 위해
무덤에 갔지만, 무덤이 빈 것을 목격하게 된다. 무덤 밖에서 울며 무덤 안을 들려다보니, 흰 옷 입은 두 천사가 예수의 시체 뉘었던 곳에 있고, 어디선가 “여자여 어찌하여 울며 누구를 찾느냐?” 예수께서 “마리아야” 하는 예수님의 청아한 음성을 듣게 된다. 마리아가 돌이켜 히브리 말로 ”랍오니여!“* 예수님을 향해 ”나의 주님!“ 이는 예수님을 부르는 호칭에서만도 얼마나 사랑하고 존경하고 소중하게 여겼는지를 알 수 있는 순전한 믿음의 소유자임을 알 수 있다. 
일곱 귀신들인 막달라의 여인이 예수님으로부터 고침 받고, 예수님을 따르며 십자가 수난 당시에도 현장에 있었고, 부활하신 예수님을 처음 만난 여인이며 예수님 부활을 제자들에게 알린 증인이기도 하다.  
시력 장애자인 아담 가이벨(Adam Geibel)이 외동딸의 사위가 제철회사에서 폭발사고로 숨지게 되자, “내 눈도 모자라 딸의 사랑까지 앗아간단 말인가.” 
가이벨은 실의에 빠진 가족을 위하여 절친한 친구인 찬송작가 찰스 마일즈를 찾아가 시를 써줄 것을 부탁했고, 마일즈는 요한복음 20장을 펼쳐들고 읽으면서 마리아가 주님 앞에 무릎 끓고 “라오니(선생님)여 라고 부르던 극적인 순간에 대한 환상에서 받은 영감으로”저 장미꽃 위에 이슬“을 써내려갔다.
저 장미꽃 위에 이슬, 아직 맺혀 있는 그 때에 귀에 은은히 소리 들리니, 주 음성 분명하다.(후렴) 우리 서로 받은 그 기쁨은, 알 사람이 없도다.<새442장) 
부활의 아침에 성찬의 덕을 떼며 성찬의 신비를 맛보았다. 성찬의 덕과 잔은 주님의 몸과 피를 의미하는 것으로 그리스도 안에 있는 생명의 근원으로 고백하는 것이다. 부활절 예배 중 세례식이 있었다. 유아세례자 어머니의 간증은 신선했고 또한 대학생 형제자매들과 60세가 넘은 어르신의 세례식에는 생명력이 넘쳐났다. 유대인의 무리가 주장한 예수님의 십자가에 못 박히신 죄명이 고작 실로암 연못에서 소경을 눈뜨게 한 날이 안식일이라서 안식을 범했다는 정도의 것이다.
향기로운 연초록의 푸른 산야! 겟세마네 동산에서 피땀 흘려 기도하신 주님!  
생명의 부활의 아침에, 주님의 청아한 음성을 듣게 하시고 부활의 소망이 있음을 알게 하소서! 

*랍오니(Rabboni): 랍비/나의 선생님/나의 주님! 


<2024년 부활절을 맞이하면서>      

月惠. 김 형 수  khyngsu@hanmail.net │                
❈한국수필 등단(2006년), 한국수필가협회, 한국문인협회∙ 회원, 리더스에세이 회원
❈ 한국기독교문인협회 회원, ❈공문원문학 시인 등단(2003년), 
❈한국기독교개혁신보 문학상 수상(1994년),   ❈ 現) Kesitan(크시타물류)대표, 
❈저서: “모든 꽃잎은 당신의 손길이 그립습니다.”외 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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