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을숙도(乙淑島) 산책

heaji 2025. 2. 16. 08:44

 을숙도(乙淑島) 산책
김  형  수
도심 속 작은 항구 하단포구를 지나 하구언둑 다리에 이르면, 새벽 4시에도 이르게 낚시하는 사람들로 가득하다. 주로 “강준치”가 많이 잡힌다. 을숙대교 레온싸인의 반짝임, 신항만의 밝은 불빛과 신평동 소각장의 굴뚝에서 피어오른 연기와 새벽밤하늘의 별빛이 유유히 흐르는 강물에 어른거린다.  
낙동강 을숙도지구는 약 106만평 (3.52Km2)의 면적으로 사직야구장 50배 크기다. 낙동강(洛東江)은 가락의 동편을 말하기도 하는데, 가락은 지금의 상주를 이른다고 한다. 낙동강의 발원지로 잘 알려 진 태백시내의 “황지 연못”과 강원도 태백의 “너덜 샘”이다. 이곳에서 을숙도까지는 1300리 물길을 이어와서 바다로 흘러들어가는 곳이다. 
삼락공원의 자연 생태계와 맥도생태공원의 놀 곳과 즐길 곳, 이곳들을 지나서 을숙도에서 다대포에 이어지는 강변대로의 아름다운 낙조와 비경(悲境)은 비단 철새들뿐만 아니라 그리움 찾아 나선 도시민들이 배낭하나 달랑 메고 혹은 열차를 타고 와서 쉼을 찾은 일은 소중한 삶의 한 부분이 될 수 있으리라... 
을숙도는 새가 많고 물이 맑다하여 이름 지어졌으며, 동아시아↔호주를 이동하는 철새들의 이동경로에 위치해, 1970년대까지만 해도 국제적으로 주목을 받던 동양 최대의 철새 도래지였다. 그러나, 80-90년도 산업화와 도시개발로 생태가 크게 훼손되고 외부 환경변화로 지금은 많은 철새들이 찾아오지 않는다. 다행히도 생태계가 복원되어 오늘날 서부산의 문화 중심지로 다양한 문화시설과 각종 체육시설이 들어서며 부산시민의 새로운 생활체육 중심지로 거듭나고 있다. 
수변공원길에 이르면 승학산등성위로 번지는 붉은 여명 속에 어둠이 거치기 시작하고 새들이 날아다닌다. 또한 오전 6시 정각이 되면 비행기가 밝은 라이트를 켜고 을숙도 상공을 날아서 김해공항 들녘을  향해 나래를 접는다. 아침 산책 나오신 분들과 나무 벤치에 앉아 커피를 나눠 마시기도 하고, 출렁이는 강물을 향해 “야호! 야호!”소리치며 호연지기(浩然之氣)를 기른다. 자전거를 타시는 분들, 맨발로 걷는 분들, 노르딕 워킹*하는 분들도 만나게 되는데 모두가 건강관리를 위해서 열중하는 모습으로 신선하게 아침을 깨운다. 또한 4대강 국토종주 낙동강 자전거길 기점에는 표지석이 있고, 인증센터가 있어 종종 멀리 서울에서 출발하여 오신 분들과 대화하며 기념사진을 찍기도 한다. 을숙도의 새벽산책길에서 만난 풍경 중에 가장 인상적 이였던 장면은 비가내리는 지난여름에 을숙도 철새공원 풀밭에 수백 마리의 백로가 노니는 광경 이였다.  
을숙도 수풀지역이 그만큼 청정지역임을 알 수 있는 면모다. 또한 넓은 잔디밭에 피어있는 크로버꽃잎 풀꽃향기는 행운을 예고해주는 것 같아 향기롭고 신선하다.  
을숙도의 사계/꽃피는 봄, 여름, 가을, 겨울, 각각 자연의 풍광은 향기롭고 아름답다. 
노랗게 핀 달맞이꽃, 벗꽃, 무궁화 꽃, 배롱나무 꽃, 억새꽃 등...     
한기어린 지난봄에는 출렁출렁 물결치는 강가에 커다란 붉은 매화꽃이 활짝 피어있어 있는 것을 보는 순간, 강가 돌무덤을 밟고 내려가서 사진을 찍고 향기를 맡으며 가슴 설레게 하는 추억을 남겼다. 가을이면 낙엽이 아닌 핑크빛으로 물들이고 있는 초화원의 억새꽃과“핑크뮬리”를 만나볼 수 있다. 또한, 을숙도의 황혼녘 가을 석양도 노년의 삶을 조명 듯 아름답다.
무엇보다도 드넓은 갈대밭과 자연의 상태의 습지가 잘 보존되어있어 철새들의 복음자리가 되고 있다. 을숙교 내 생태습지 또한 태고 적 모습으로 잘 보존되어있다. 황량한 갈대밭의 바람소리를 들으며 철새들을 관찰할 수 있는 에코센타와 야생동물치료센타는 자연을 품은 숲속의 새들의 낙원이 된듯하다. “자연은 생명이다.”라는 말이 소중한 의미로 다가온다. 
을숙도의 새벽산책은 걷고 사색하며 건강을 다지며 싱그러운 아침을 깨우는 일로 내 안에 서정적인 감정이 풍요로워지고 삶을 활기차게 만들어준다.  


*노르딕 워킹(Nordic Walking): 북 유럽에서 시작한 걷기운동으로 폴(Pole)을 사용해서 몸 상체와 하체 모두 사용하면서 걷는 운동.


月惠. 金 亨 洙 khyngsu@hanmail.net  ❈공문원문학 시인 등단(2003년)              
❈한국수필 등단(2006년), 한국수필가협회, 한국문인협회∙ 회원, 리더스에세이 회원
❈한국기독교개혁신보 문학상 수상(1994년), 한국기독교문인협회 회원
❈별곡문학동인회(장흥)회원  ❈現Kesitan(크시타물류)대표,
❈저서: “모든 꽃잎은 당신의 손길이 그립습니다.”외 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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