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로니아 주스
김 형 수
아로니아(Aronia)는 장미목 나무이자 동명의 과일이다. 원산지는 북아메리카 동부지역, 아메리카 원주민들의 식량으로 쓰였다. 폴란드가 세계생산량의 80%를 차지하며 기후가 비슷한 우리나라에서도 묘목을 수입해서 재배하고 있다.
충청북도 단양군이 대표적인 산지이다. 아로니아는 세계 10대 슈퍼푸드로 몸에 좋은 식재료다. 피부 속 노화물질을 제거해주고, 노화방지, 암 예방, 콜레스테롤 수치를 낮춰주고 지방을 산화시켜 체중관리에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섭취방법으로는 분말, 원액, 차, 주스 등, 다양하다.
수입한 지 6년이나 지난 유기농 아로니아 주스가 통관되지 않고, 자유무역지역 창고 야적장에서 장기간 보관되고 있는 것이 알려졌다. 그 아로니아 주스는 파렛트 포장파손과, 부패, 유통기한 경과 등으로 상품가치를 상실한 채 처치곤란을 겪고 있었다.
폐기를 위해서는 화주로부터 창고료와 폐기비용을 청구해야하는데, 화주의 거소는 물론, 주소 등을 알 수 없어, 창고료 등 한 푼도 못 받고, 입주창고업체가 많은 폐기비용을 드려 폐기진행을 결정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내가 속해있는 물류회사에서 폐기의뢰를 받았으나, 여러 가지 문제가 있었다. 아무런 선적서류도 없어, 선사에 찾아가서 어렵게 마스터비엘 사본을 받고, 폐기사유서(폐기각서 포함)를 자세히 작성한 뒤, 반출통고서를 배달/도착 내용증명서류와 함께 접수했다. 하지만, 10일이 지나도 세관에서 신고서 접수수리(승인)를 하지 않고, “상차작업해바가면서 수리하겠다고.” 한다. 이는 폐기수리(승인)를 하지 않고 작업을 진행했다가, 만일 문제점이 있으면 수리를 하지 않겠다는 의도인 것이다. 폐기진행 하는데 있어 통상적으로 세관 폐기승인 시점에서 폐기비용 선불 결재하고, 처리장에서도 통장에 처리비용이 입금되어야 처리장차량반입이 허용된다. 폐기신고수리(승인)이 나지 않는 상태에서 상차작업이 이루어지고 운송되었다. 폐기수리를 해줘야 처리비를 결재 받을 수 있다고 하니, “세관이 그런 것까지 고려해야 되느냐? 반문한다. 이는 세관직원의 자의적이고 지나친 갑질(Gapjil) 행태로 비춰졌다. 다행히 액체화물이라 울산소재 바이오가스* 재활용처리가 가능하여 폐기비용을 다소 절약할 수 있게 됐다, 그래서 위∙수탁계약을 체결하고, 운송계약을 맺고, 경제자유구청의 “배출자신고증명서”를 발급받아 폐기진행을 하게 됐다. 문제는 파렛트 포장박스가 비를 맞아 허물 허물이하여 상하차시 문제점으로 대두되었고, 운송차량 선정에 세관입회 직원과 심한 의견 대립이 있었다. 통상적으로 25톤 압롤트럭을 쓰는데, 세관직원은 지개차가 상하차하기 쉬운 윙 바디 차량을 이용하지 않았느냐며 나에게 따졌다. 나는 오랜 경험과 화물상태를 감안하여 압롤트럭으로 계약하여 운송하기로 결정을 하였다. 그러나 세관측은 압롤차량이 문제점이 더 많다고 강하게 주장하였다. 배출자와 운송사와 처리장, 대행사와 4자 계약에 의해 각자의 책임한계가 명시되어있는데 왜, 세관이 거기까지 관여하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막상 상차/운송/하차 작업을 해보니, 다행이 압롤차량 이여서 빠르고 안전하게 하차할 수 있었다. 만일 윙바디 차량으로 운송했다면 차량 안에서 쏠림현상이 심화되어 큰 어려움을 겪었을 것이다. 넉 다운 된 아로니아주스(유리병750♏l) 파렛을 지게차로 내리 수도 없고, 수작업으로 내렸다면 인부들 작업비용만도 수백만원이 발생하는 아찔한 사태를 맞게 될 번했다. 뜨거운 날씨에도 처리장 마당에 내려진 아로니아 주스 병은, 7명의 일용인부들에 의해 톤백에 담기어 유리 파쇄장으로 옮겨졌다. 컨베이어를 타고 올라가 간 유리병은 모래알처럼 파쇄 된 조각이 되어 다른 컨베이어벨트를 타고 내려오게 된다. 이 과정에서 오물은 걸러지고 유리조각은 건물 밖 저장통에 담기어진다. 암롤 차량의 운송 하차작업이 빠르게 진행되어 전체적으로 폐기작업이 안전하게 완료됐다. 나는 이번 아로니아주스 폐기처리과정을 지켜보면서, 안자지어(晏子之御)란 사자성어를 떠올리며 작은 직위를 믿고 잘난체하는 갑질(Gapjil)이 떠올랐다.
폐기입회세관직원이나 처리장 직원들의 부정적인 사고방식과 전문적(Professional)적이지 못한 태도에 부지중에 화가 났다. 내 자신이 큰소리를 칠 때는 아는바와 오랜 경험이 있기 때문 인데, 무시하고 갑질(Gapjil)하는 태도가 바람직한 공직자의 자세인가? 사람을 무시한 언행과 태도에 마음이 심히 상했다. 당장 세관장께 폐기입회 직원의 직무를 배제해달라는 건의를 하고 싶을 정도였다.
그렇지만, 이틀 동안 울산에 출장하여 폐기 처리한 23톤의 아로니아주스가 신생 재생에너지인 바이오가스로 전기를 생산하기도 하고, 수소를 생산하여 전기차 충전에 쓰여 질 것을 생각하면 보람되고 가슴 뿌듯하다. 전체적으로 예상보다 일이 빨리 끝나서, 돌아오는 길에 장안휴게소에 들려 여유롭게 커피를
마시며, 아들이 좋아는 뻥튀기 과자
등을 한아름 안고 신록의 푸름속에 기쁨을
머금고 돌아올 수 있었다.
< 2024. 06. 14>
< 2024. 06. 14>
*바이오가스(biogas ): 생물기체(생물가스)는 산소가 없는 환경에서 유기물이 분해되면서 생산되는 다양한 기체의 혼합물을 가르킨다.
식물물질, 농업 쓰레기, 두엄, 일반쓰레기, 음식물쓰레기와 같은 원료로 만들어낸다.
月惠. 김 형 수 khyngsu@hanmail.net │
❈한국수필 등단(2006년), 한국수필가협회, 한국문인협회∙ 회원, 리더스에세이 회원
❈한국기독교개혁신보 문학상 수상(1994년), 한국기독교문인협회 회원
❈공문원문학 시인 등단(2003년), ❈ 現Kesitan(크시타물류)대표,
❈저서: “모든 꽃잎은 당신의 손길이 그립습니다.”외 3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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