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꽃 소류지(沼溜地)
김 형 수
회동수원지 산책길과 수영강 강변 산책길을 걸으며 하천에 핀 금계국 개망초 등의 야생화를 보며 초여름의 정취를 느꼈다. 부산시 최북단에 위치한 10개 자연 마을로 형성된 근교 농촌 동, 선두구동은 금정구의 18%인 12㎢(선동+두구동) 수영강과 경부고속도 톨게이트를 끼고 넓은 평지를 이루며, 기장의 철마 이곡마을*과 연결이 된다. 공덕산 자락(선두구동↔공덕산↔상현마을)은 푸르고 싱그러운 기운을 품고 있다. 야생 양귀비가 곳곳에서 자라고 있고, 사람들의 발길이 많이 닿지 않는 천연의 자연 상태 냇가 계곡 산야다!
소류지(沼溜地)는 하천이 잘 발달하지 않은 지역에서 경작지에 공급할 농업용수를 확보하기 위해 축조한 극히 규모가 작은 저수시설(貯水施設)로써 평지를 파고 주의에 둑을 쌓아 물을 담아 놓은 형태이다. 연꽃소류지는 부산시 금정구 두구동에 위치해 있으며, 면적은 7,828㎡이며 평균수심 약 0.8m, 최대수심 약2m이다.
지난해 이어 올해 두 번째 두구동 연꽃 소류지를 찾았다. 지하철 1호선 범어사역⒋출구에 내려서 마을버스 금정구 2-2번 승차↦선두구동 주민 센터 하차하면 한적하고 소박한 느낌이 나는 전원 풍경이 펼쳐진다.
이곳 두구동 소류지는 1827년 순조 임금 때, 두구동 지역의 가뭄을 해결하기 위해 만들어졌고, 1995년 한 주민이 연꽃씨앗을 파종한 이후 자연적으로 자라다가 2003년 정행스님이 백련 뿌리를 심어 오늘날 연꽃소류지가 되었다 한다.
소담스러운 연잎에 흰색의 백련, 분홍색의 홍련이 소류지를 가득 메우고 있다.
연꽃향기 가득한 도심 속 전원마을, 일렁이는 연꽃 밭, 자연의 순수함 그대로다. 이곳, 연꽃소류지는 사진명소로 사진작가들과 많은 사람들이 힐링플레이스(Healing Place)로 찾고 있다. 매년 7월이면 “연꽃문화제”도 열린다. 소류지 둘레 길에는 아직 초여름인데도 코스모스가 피어 한들거리며 몽환적 분위기를 안겨준다.
연꽃 씨는 다산을 표현하고, 흙탕물에서 맑음을 피워서 깨달음을 상징하는 연꽃 앞에 서면 마음이 평화로워진다. 연꽃 같은 삶을 상기시키는 계향충만(戒香充滿)*
이란 단어의 뜻을 상기시키게 한다.
커다란 연잎에 구르는 물방울이 유독 청초하다. 연꽃수류지 상부에 수령 160년 된 상수리나무가 무성하니 자라고 있다. 아마도 그 뿌리가 소류지 못에 뻗어있기에 물 된 동산같이 “그는 시냇가에 심은 나무가 철을 따라 열매를 맺으며 그 잎사귀가 마르지 아니함 같으니 그가 하는 모든 일이 다 형통하리로다.”<시편 1:3>,
옛날에는 농사를 지을 때 저수지 연못이 반드시 필요했다. 그런데 물이 고여서 흐르지 못하면 썩게 마련이다. 이럴 때는 연못에 동식물을 서식하게 해 순환이 이루어지도록 한다. 연꽃을 연못에 심어 놓으면 연못 바닥의 진흙을 잡아주고 진흙 속에 산소를 공급해준다, “불교에서는 연꽃이 더러운 진흙에 뿌리를 내리고 살지만 아름다운 꽃을 모습에 착안해, 연꽃을 중생의 번뇌가 가득한 사바세계에서 살지만, 이에 물들지 않고 깨달음을 얻고 정화되는 과정에 비유한다.”
송정마을 동쪽으로 철마산이 있고 마을의 서쪽으로 송정천이 흐른다. 맑은 물 흐르는 송정천(送亭川)를 따라 송정마을에 이르면 울창한 나무숲에 둘러싸인 홍법사와 두구동교회의 십자가가 사랑의 등불로 빛을 발하고 있다. 시골 농촌마을을 지탱해주는 사랑의 근원에는 교회나 사찰의 역할이, 정신적의로나 문화적으로 중요하다고 본다. 이곳 송정동 재래시장(5일,10일)자연 마을은 옛로부터 부산의 6대시장 중 하나로 만남의 이정표를 이룬 곳이다. 계곡의 노송과 팽나무가 지나가는 사람들이 쉬어 가는 정자나무가 되고, 인접한 고을 관원들이 이 정자나무까지 배웅을 하여서 보낼송(送), 정자(亭)를 써서 송정이라 불렀다 한다.
두구동 연꽃 소류지를 찾은 모든 이들에게 연꽃 같은 삶의 이정표를 삼아 살아가길 소망하며 그리움의 미소를 지어본다.
<2024. 07.>
* 갈맷길 코스: 회동수원지↦상현마을⇥장전2교↦철마교입구↦
보림교↦이곡마을【9-1구간 11.5km】
`
* 계향충만(戒香充滿) :연꽃이 피면 물속의 시궁창 냄새는 사라지고 향기가 연못에 가득하다. 한 사람의 인간애가 사회를 훈훈하게 만든다는 뜻.
月惠. 金 亨 洙 khyngsu@hanmail.net ❈공문원문학 시인 등단(2003년)
❈한국수필 등단(2006년), 한국수필가협회, 한국문인협회∙ 회원, 리더스에세이 회원
❈한국기독교개혁신보 문학상 수상(1994년), ❈한국기독교문인협회 회원
❈現Kesitan(크시타물류)대표, ❈저서: “모든 꽃잎은 당신의 손길이 그립습니다.”외 3권
'수필'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로니아(Arona)주스 (1) | 2024.06.16 |
---|---|
수 영(Swimming) (0) | 2024.06.16 |
월천공덕(越川功德) (0) | 2024.06.01 |
수선화 향기 (0) | 2024.03.24 |
기쁨의 기름 (0) | 2023.10.21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