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필 23

가을의 문턱에서...

가을의 문턱에서 뙤약볕과 함께 여름이 지나고 있다. 중부지방은 긴 장마와 폭우로 얼룩지고, 대부분의 남부지역에는 오래 동안 가뭄과 유래 없는 폭염으로 참으로 지내기 힘든 올 여름 이였다. 벌써, 가을의 문턱에 들어선다는 입추를 지나, “땅에서는 귀뚜라미 등에 업혀오고, 하늘에서는 뭉게구름 타고 온다는” 처서處暑 이다. 가을꽃의 전령사인 코스모스가 피어 한들거리고, 여물어 가는 벼 이삭 끝에 잠자리가 살포시 앉아있고, 꽉 찬 옥수수를 따며, 널린 빨간 고추가 가을을 부르는 듯하다. 입추 무렵에는 벼가 한창 여무는 시기이기 때문에 비가 내리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옛날에는 “기청제”를 드리기도 했다고 한다. 그런데, 금년에는 오히려 비를 오게 해 달라는 기우제를 드리는 모습 도 볼 수 있었고, 무엇보다도 ..

수필 2023.08.15

울림(Echo)

울림(Echo) 수필가 김 형 수 “태양아 너는 기브온 위에 머무르라, 달아 너도 아얄론 골짜기에서 그리할지라.” 이는 모세의 수종자 눈의 아들 여호수와가 위급한 상황에서 이스라엘이 전쟁에 이기도록 간구하는 내용이다. 하느님께서는 여호수아의 기도를 들어주셔서, 태양과 달을 멈추게 하시고 승리할 시간을 얻어 전쟁에 승리할 수 있도록 역사하여 주시는 장면이 구약성서에서 나온다. 신비스런 현상이며 오직 믿음의 마음속에 잔잔한 떨림과 산골짜기 사이로 커다란 구원의 메아리침이 들려오는 것 같다. 4박5일간의 마음의 깊은 울림(2014년8월14∼18일) “헬기 못 뜨게 어제 밤에 구름 불러온 사장님이시군요?” 성모승천대축일 미사가 열리는 대전월드컵경기장까지 헬기를 이용할 예정 이였으나 대전에 구름이 많고 바람이 거..

수필 2023.08.15

파도를 가르며(일본 오사카 여행기 with 팬스타드림호)

새로운 미지의 세계를 여행한다는 것은 마음 설레고 즐거운 일이다. 36년간의 공직생활을 정년으로 퇴직하고 친구의 가족과 함께 가까운 이웃 섬나라 일본해외여행을 다녀왔다. 부산항과 일본오사카남항을 오고가는 팬 스타 크루즈선에 몸을 실었다. 선내 승강기를 타고 배안으로 들어가니, 첼로음악을 연주하는 연주자와 허리 굽혀 반기는 승무원들의 모습이 매우 친절하여 기쁨을 준다. 배는 아름다운 부산항을 뒤로하고 파도를 가르며 흰 물보라를 일으키고 부산북항대교 밑을 빠르게 지난다. 좌우로 태종대와 신선대의 초록 숲이 아련하게 멀어져간다. 검푸른 바다와 파아란 하늘이 맞닿은 수평선위에 평화롭게 물안개 피어오르며 갑판위에서 바라본 석양의 붉은 노을이 아름다웠다. 친구와 나는 금년에 환갑(회갑)을 맞으므로, 육십갑(甲)으로..

수필 2023.08.1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