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은 마르고 꽃은 시드나, 폭염의 긴 여름동안을 회상하며 풍요한 빛과 색으로 결실을 맺어 가는 가을 산야와 가을 하늘을 쳐다봅니다. 뜨겁게 달구어진 햇살들이 나뭇잎을 키우고 붉게 물드리며 반짝이는 열매들을 맺게 했습니다. 지난봄 강변을 산책할 때 어찌나 붉게 핀 연산홍꽃을 보고 마음이 흥분되고 설레기까지 했는데, 열흘도 채 지나지 않아 비바람에 시들고 말라버려 흉측몰골로 변한 것을 보고. 아내는 사그라진 꽃을 보며 “나 자신을 보는 것 같다고”하여 가슴이 철렁했습니다. 하나님께서 사랑하시는 신 은 정 자매님! 이 가을 하늘아래서 같은 바람과 들꽃들의 향기를 마시고도 쓸쓸함과 그리움으로 가슴 아렸던 연유는 무엇 때문일까요? 시인 괴테는“하늘에는 별이 있고, 땅에는 꽃이 있고, 인간의 가슴에는 사랑이 있다...